조교수 VS 학생
동북대 아사카와 조교수의 이야기
——————————————————————————————
공지 5/15
이학부 물리학 교실 아사카와
「과학철학 제2」의 레포트는 5/31까지 1호관 1층의 '아사카와' 메일함에 제출할 것.
이 레포트를 제출하지 않은 학생에겐 학점을 줄 수 없습니다.
——————————————————————————————
공지 6/3
이학부 물리학 교실 아사카와
기한을 넘기고 제출한 레포트는 어떠한 이유가 있어도 받지 않습니다.
제출일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메일함에 「과학철학 제2」의 레포트를 넣는 사람이 있는데, 5/31 오후 5:00 이후에 제출된 레포트는 전부 파기하였습니다.
——————————————————————————————
공지 6/4
이학부 물리학 교실 아사카와
「5/31 까지」라고 적으면 「5/31 오후 5시 까지」라는 의미입니다.
이런 건 사회상식입니다.
——————————————————————————————
공지 6/5
이학부 물리학 교실 아사카와
다른 교수가 자정까지 받아주고 있는 것과는 관계없습니다.
반례를 아무리 든다 한들, 정량적으로 논하지 않으면 의미없습니다.
——————————————————————————————
공지 6/8
이학부 물리학 교실 아사카와
어째서 그런 열의를 가지고 좀 더 빨리 레포트를 작성하지 않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어쨌든 자정까지 받아주는 교수들이 과반수라는 것은 이해했습니다.
따라서, 6/15 오후 12:00 까지「과학철학 제2」의 레포트 제출기한을 연장하겠습니다.
——————————————————————————————
공지 6/10
이학부 물리학 교실 아사카와
「6/15 오후 12:00 까지」가 아닌「6/16 에 내가 메일함을 열어볼 때까지」가 아닌가, 하는 의견이 있었는데, 이 두가지는 전혀 다릅니다. 반드시 15일 중에 제출하도록.
——————————————————————————————
공지 6/12
이학부 물리학 교실 아사카와
내 메일함에 고양이 시체를 넣은 건 누굽니까.
——————————————————————————————
공지 6/13
이학부 물리학 교실 아사카와
「내가 메일함을 연 순간에 파동함수가 수렴하여 내부상태가 정해지므로, 메일함을 열 때 까지는 레포트가 제출되었는지 어떤지 알 수 없다」고 주장하고 싶은 건 알겠습니다.
이번엔, 제출 장소를 1호관 302호의 아사카와 연구실 앞의 레포트 제출용 박스로 하겠습니다.
이 상자는 6/15 오후 12:00 가 되면 자동적으로 문서 파쇄기로 바뀌므로, 슈뢰딩거의 고양이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
공지 6/16
이학부 물리학 교실 아사카와
적당히 좀 하죠. 오후 12:00 는「그리니치 표준시」가 아닌「일본 표준시」입니다.
이건 상식 이전의 문제입니다.
평소엔 일본시간으로 생활하는 주제에, 레포트 제출 때만 그리니치 시간을 바라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
공지 6/18
이학부 물리학 교실 아사카와
믿기 어렵지만, 「과학철학 제2」를 수강하는 학생의 과반수가 그리니치 표준시에 따라 생활하고 있다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야행성 생활도 정도껏 하라고 생각하지만, 일단 레포트 제출은 6/30 의 오후 12:00 GMT 까지 기다리겠습니다.
——————————————————————————————
공지 6/22
이학부 물리학 교실 아사카와
시간의 연속성에 대한 의문은 받지 않겠습니다. 아무래도 베르그송의 시간론을 곡해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 것 같은데, 주관적 시간이 어떻든 7/1 다음에 6/30 이 오는 일은 없습니다.
~~~~~~~~~~~~~~~~~~~~~~~~~~~~~
「그래서 확실히 너는 6/30 중에 레포트를 제출했다는 거지?」
아사카와 조교수는 비꼬는 듯한 말투로 학생에게 물었다.
「그럼요, 아슬아슬했어요.」
아직 어린 학생이 순진하게 대답한다.
「그런데 네 레포트는 내 수중에 없다. 네가 시간을 착각한 건 아닌지?」
「아니오. 하루에 0.1초도 틀리지 않는, 정확한 전파시계를 쓰고 있거든요.
선생님의 레포트 상자야 말로 시각이 잘못된 건 아닌가요?」
「말도 안되지. GPS 보정으로 ±5 밀리초 단위로 정확히 맞춰놓았거든.」
「그럼 24:00 GMT 정각에 문서 파쇄기로 바뀌었단 거네요?」
「그렇지」
「음.. 아, 맞다. 아마 윤초(閏秒)의 차일거예요.」
「윤초?」
「네. 그리니치 표준시, 정확히는 협정세계시라고 하는데, 이건 태양의 공전 주기를 계산하는 평균태양시랑 달라서, 원자시계로 측정하는 것으로 되어있어요.
이 협정세계시랑 실제 천문시각과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12/31 과 6/30 의 오후 24:00:00 에, 윤년 2월 29일처럼 1초를 넣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야,, 이 윤초일 때 제가 레포트를 제출해서, 교수님의 파쇄기가 동작해버린 거군요. 곤란하네요. 학생의 레포트는 좀 더 소중히 다뤄주세요.」
학생은 눈을 반짝반짝 빛내가며 대답했다.
과학철학 제2의 레포트는 좀처럼 모일 것 같지 않다...
'살면서 겪는 일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맥북 하판 케이스 교체 후기 (15) | 2013.10.14 |
---|---|
SkyHD CaptureU 3.0 구입 및 사용기 (0) | 2013.09.25 |
맥에서 가상머신으로 메가스터디 인강을 재생하는 방법 (16) | 2012.05.28 |
45,000원으로 아이폰을 하우징하자 (2) | 2012.05.26 |
시대를 거스르는 AquaPlayer (23) | 2011.05.20 |